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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花束みたいな恋をした, We Made a Beautiful Bouquet, 2021)

by 무빙타임 2022. 6. 22.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花束みたいな恋をした, We Made a Beautiful Bouquet, 2021) 영화 포스터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花束みたいな恋をした, We Made a Beautiful Bouquet, 2021)

제목 :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개봉 : 2021년 07월 14일

장르 : 멜로, 로맨스

상영시간 : 123분

감독 : 도이 노부히로

출연 : 아리무라 카스미, 스다 마사키 등

국내 등급 : 12세 이상 관람가

 

줄거리

영화는 2020년 어느 카페에서 시작한다. 어느 커플이 다정하게 줄 이어폰을 한쪽씩 나누어 끼고 음악을 같이 듣고 있는 것을 본 키누 (아리스 마 카스미)와 무기 (스다 마사키)는 각자 대화하고 있던 연인에게 저것은 음악을 잘못 듣고 있는 것이라고 강하게 지적하며 저렇게 음악을 들어서면 안 된다고 얘기를 전해주려 동시에 자리에서 일어나다가 서로를 발견하게 된다. 어색하게 다시 자리에 돌아가며 영화는 2015년으로 관객들을 집중시킨다. 2015년 어느 날 키누와 무기는 각자 대학생활에 무기력하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고 어디에도 속하지 못하며 각자의 취미생활을 즐기며 살고 있었다. 그러던 중, 막차를 놓쳐 키누와 무기 그리고 어느 남녀 한쌍 총 4명은 같이 막차를 놓치게 된 인연으로 같이 맥주를 마시게 된다. 맥주를 마시던 중 그 카페에서 오시이 마모루 (일본의 유명 애니메이션 감독, 소설가)를 발견하고 무기는 흥분을 하게 된다. 그런 무기에게 자신 또한 팬이라고 말하며 급속도로 가까워지게 되는 키누. 둘은 곧 서로 취미와 관심사가 굉장히 겹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스물한 살 대학생인 키누. 라멘을 리뷰하는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소소한 즐거움을 찾으며 평범하게 살고 있다. 좋아하는 단어는 '면 추가 무료'. 똑같이 스물한 살 대학생인 무기. 일상의 장면을 스케치북에 그림으로 그리며 즐거움을 찾고 있다. 컴퓨터를 들여다보다가 로드뷰에 자신일 찍힌 걸 발견하고 친구들에게 자랑하며 다니기도 하는 그런 평범한 일상을 즐긴다. 이렇듯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두 사람은 용기를 낸 무기의 고백으로 연인으로 이어진다.

 

현실과 이상

관심사와 취미가 같던 둘은 곧 동거까지 시작하게 된다. 같이 고양이도 기르게 되고 진지한 관계를 이어가게 된다. 집을 구하는 과정에서 예산 부족으로 인해 역에서 30분 이상 걸어야 하는 집을 구하게 되는데 서로가 있음으로 인해 행복했으므로 30분의 시간 또한 데이트의 일환이었다. 무기는 일러스트레이터로 수입을 이어나갔고, 키누는 안정적인 신입사원으로 취직을 준비하게 된다. 하지만 무기의 일러스트레이터 수입은 점점 줄어만 갔고, 양가 부모님들의 반대로 인해 경제적 어려움의 압박감이 거세지자 안정적인 일자리를 위해 취직을 준비하던 둘은 곧 서서히 소원해지기 시작한다. 무기는 오랜 일러스트레이터로서의 꿈을 접고 안정적인 수입을 위해 영업직군에 취업을 한다. 그에 반해 계속해서 꿈을 향해 달려가고 싶은 키누와 마찰을 일으킨다. 과거와는 달리 서로에게 배려를 해주지 못하고, 일에 치여 데이트하는 횟수도 급격하게 줄었고, 3개월이 넘게 섹스리스까지 오게 된다. 결혼하면 다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무기와 점점 회의감을 느끼는 카누. 카누는 안정적인 직장생활을 접고 꿈을 찾아 다시 공연 관련 직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한다. 그 과정에서 무기와는 큰 마찰을 일으키게 된다.

 

이별 그리고..

무기의 험난한 신입사원 일과 함께 서서히 멀어지게 된 둘은 결국 4년이 지난 2019년 이별을 결심한다. 키누의 동기의 결혼식에 참석한 후 노래방에 가는 등 오랜만에 즐거운 시간을 보낸 둘은, 처음 무기가 고백했던 그 카페에 앉는다. 그리고 키누는 힘겹게 이별하자고 입을 연다. 그런 키누의 이별의 말을 듣고도 결혼을 하자고 무기는 말을 한다. 우리의 관계는 그저 결혼한 지 오래된 관계이고 지나가면 다 별거 아닐 거라고 애써 무시하는 무기의 말을 듣고 이미 마음을 굳히고도 흔들리는 키누, 그리고 그 둘의 뒤에 과거 그들이 앉았던 자리에서 5년 전의 자신들과 똑같이 대화하는 어린 남녀들의 대화를 듣자 키누와 무기는 울음을 터뜨리며 결국 그들에게 이별이 직감했음을 실감하고 카페 밖에서 울면서 끌어안고 집으로 향했다.

 

리뷰

오래 연애를 해본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공감할만한 내용이 아니었나 싶다. 연애 초기부터 연애 말기까지의 내용을 담백하게 풀어낸 것이 인상적이었는데, 30분이 걸리는 역에서의 거리를 한 손에 커피를 쥐고 손을 꼭 잡고 걸어오는 모습이 굉장히 예뻤다. 점점 돈이 모자라면서 스타벅스 커피에서 편의점 커피로 변해가는 모습도 현실적이어서 마냥 웃으면서 보지도 못하였고, 이상만을 좇는 모습과 현실만을 좇는 모습 둘 다 어떤 게 정답인지도 정해져 있지 않은 것이 정말 현실 연예인 것 같아 슬프기도 했다. 그리고 이별을 하기로 한 그 순간에도 동거를 하기 때문에 당장 이별이 아닌, 집을 구하기 전까지는 같이 얼굴을 보고 살아야 하는 모습도 현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정말 현실적이었다. 이게 정말 우리의 현실 연애 이야기 아닐까. 앞서 결혼 이야기의 리뷰 때도 이야기했지만, 어렸을 때의 관계의 정의는 검정과 백색이었다면 나이를 먹은 다음의 관계의 정의는 회색이라는 점이다. 연인과의 이별은 끝이 아닌 친구가 될 수도 있고 그저 다른 관계가 될 수도 있는 것이 나이를 먹는 폭넓은 시각이 아닐까 한다. 꽃다발 같은 연애를 했다의 영화는 연애의 처음과 끝을 객관적을 제삼자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영화가 아닐까 한다. 담백한 시선으로 푸는 간만의 좋은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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